
" … 그러면 내가 기쁠 것 같아 "
수중모델
이름 오르카 / Orca
성별 남성
나이 24
키 / 몸무게 186cm / 79kg
혈액형 / 생일 Rh+O형 / 3월 3일
구역 B1
★★★★★
소지품
옷(티셔츠, 바지 등 갈아입을 옷가지)
인어 꼬리 수영
특수 분장용 장신구(지느러미, 물갈퀴 등)
잠수용 귀마개
B1
FORE
비밀 소지품
기계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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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력
★★★힘
★★★★ 지능
★★★★★ 관찰
★★★★ 운
일부 커미션
재능



깊고 넓은 원통형 수조 안에서 수중 연기를 펼치는 이, 공연 기획자는 그 수중모델을 ‘실제 인어’로 포장해 널리 알렸다. 그는 다양한 컨셉과 스토리로 수중 공연을 하며, 그 외의 수중 사진 촬영, 광고 모델 등으로도 참여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인어’라는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의 다리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 공연 뒤 모델의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해서도 아쿠아리움 자체의 보안 때문인지 알려진 바가 없기에 그를 정말 살아있는 인어로 착각하는 이들 또한 부지기수다.
B1에 자리한 대형 아쿠아리움 <알툼 ALTUM>은 전 구역을 통틀어 유명하다. 원래도 가장 많은 어류종을 보유한 것으로 간간이 알려져 있었으나, 아쿠아리움의 유명세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 것은 1년 전부터 주기적으로 열리는 인간 수중 공연이 시작이었다. 반인반어로 변장하고 물 속에서 유유히 유영하는 아름다운 인간은 매체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고, B1층에 대한 선망 의식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성격



나른한, 간결한, 속 모를
>나른한
물 속에서도, 물 밖에서도 그의 행동거지는 그야말로 유유자적, 흡사 해파리처럼 느른한 태도를 보였다. 어딘가 근육이 물러진 것처럼 발걸음도 휘적휘적 걷고는 했다. 조곤조곤 짧게 말하는 습관하며, 한 마디로 무념무상으로 사는 사람처럼 무르게 보였다. B1구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의 여유인가, 누군가는 이것을 재수없게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히,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다소 무방비한 성격은 다른 구역보다 호화로운 환경 안에서 말랑해질 수밖에 없었다.
>간결한
말투를 보면 확 와닿을 것이다. 본디 내향적인 아이였고, 자기 망상 속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사람들과 쉽게 섞이지 못하는 아이. 아니, 안 하려는 아이. 그렇기에 물 속을 더 좋아했던 것을 내버려두니 짧은 말투의 어른으로 성장해버렸다.
...여기까지가 주변인의 입장이고, 그는 주위에 ‘개입’하고 싶지 않아했다. 수조 벽을 사이에 두고 그저 분리되기를 원했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필요는 없었다. 그저 그들이 즐거워하고, 웃으면 그 뿐. 그렇기에 자세한 자신의 생각은 늘어놓으려 하지 않았다.
>속 모를
대체로 연기할 때를 제외하고는 무표정이므로 그의 속을 알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본인도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마케팅이니 하는 신비주의 컨셉을 지키려는 의도도 있다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들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주위는 알 필요가 없었다. 그저 보이는대로 이해해주길 바랐다. 정 없다, 는 소리를 듣기 딱 좋지만, 본인 자체도 사실 사람을 아주 좋아하는 편이지만, 자신의 내면까지 이해를 바라는 건 지나치다 생각했다.



기타
> 아쿠아리움 <ALTUM>의 기획자
오르카의 생물학적 어머니. 오르카를 낳았고, 키웠고, 그의 재능을 개화시키는 것에 지대한 영향을 준 사람.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오르카도 없었을 것이다. 어떤 것에도 심심한 반응을 보였던 아이에게 수영을 알려줬고, 그와 동시에 아이가 수영하는 모습에서 어떤 새로움을 엿보았다. 아이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대외적으로 재능을 제일 잘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 아이에게 가르쳤다. 오르카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인물.
> 범성애적 마인드.
티를 내본 적은 없으나,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사람들의 속에 들어가는 것은 꺼려했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관찰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상황과 분리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남녀노소 선악의 여부를 고사하고 누구든 좋아할 수가 있었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은 사람들간 증오가 일어나게끔 유도하는 사회, 또는 시스템. 사람에겐 죄가 없다고 믿고 있다.
> 평화주의자.
가만 보면 사람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다. 수조 속에서의 그는 물고기처럼 관찰당하는 입장일 터이나, 반대로 생각하면 그가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한다. 가까이에서 멍하게 바라보는 일련의 행위가 단순한 관람객용 서비스 뿐만 아니라 근접 거리에서 사람들을 구경하기 위함도 있다. 그들의 웃는 얼굴을 보면 같이 웃는다. 어딘가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다가가서 개인기까지 보여주곤 한다. 그러면 그들이 신기하다는 듯 웃고, 그것에 저도 같이 따라 웃었다. 먹먹한 물 속에서 웃는 사람들을 보면, 행복한 내용의 무성영화를 보는 듯 했다. 고요한 평화가 너무나도 그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여기까지가 개인적인 선호.
확실하게 그를 평화주의자로 만든 것은 어릴 적, 어떤 영화로 인한 트라우마로 스스로가 고요한 환경을 선호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가 계기다. 평화야말로 고요이고, 고요야말로 안식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기 시작한 어린 아이는 스스로 세상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고 기계 심장의 존재 의의, 우리는 모두 ‘아픈 사람’임을 알게 되어 누구보다 평화를 바라는 가치관을 확립했다.
B1의 특권을 이용해 지상의 정보를 얻으려 노력했고, 지상에서 살아갈 ‘기회’를 준다는 지상인들의 기만을 의심하며 그들을 직접 겪고자 제일 가는 ‘재능인’이 될 필요가 있었다. 자신이 제일 잘 하는 것은 수영. 어머니의 권유와, 자신의 의지로 사람들의 작은 희망도 충족시킬 겸 그는 재능을 갈고닦기 시작했다.

과거사



어릴 적부터 수영을 좋아했다. 어머니의 권유로 따로 마련된 풀장에 서 시작된 것에서 그는 타고난 재능을 보였다. 물 속에서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조용했다. 자신의 수영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어머니가 웃는 게 보기 좋았다. 그날 이후로 수영에 빠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어느 날은 한창 감기와 귓병, 눈병이 심하게 도졌을 때 참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수영을 쉰 적이 있었다. 아쉬운대로 영화나 보자 싶었는데, 하필 그 때 본 것이 B4층 배경의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한 번도 접하지 못한 아래층의 정보는 자극적인 매체를 자주 접하지 못한 오르카에게는 큰 충격이었고, 해당 층에서 일어나는 범죄 장면이나 사람들의 비명소리 등은 필터링을 많이 거치거나 연출된 것임에도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귓병도 짜증스럽고, 감기에 머리도 울리고, 정신적으로 충격이 가중되어 모르는 세상의 현실을 깨닫고 몇날 며칠을 펑펑 울었다.
그 이후로 독서와 자료조사를 통해 여러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아래층에 관한 것들, 지상에 관한 것들. 수영을 할 수 있다는 것 조차도 우연하게 얻은 행운이자 특권이었음을. 어머니가 운영하는 아쿠아리움의 행사 기획안으로 ‘인어 모습의 수중 모델’이 있었을 때, 그는 그 권유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인어는 사람들의 상상이 만들어낸 환상 속 인물이다. 개중에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전설도 들렸다. 자신은 사람들을 파멸로 이끄는 인어가 아닌 유희로 이끄는 인어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픈 사람들이, 그 상황을 자각하지 못하게끔.